중국 윈난성 쿤밍시에 있는 한 숲에서 지난 7일 보호구를 이탈한 코끼리떼가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1년 넘게 길 잃고 헤매는 코끼리 떼를 서식지로 돌려 보내기 위한 작전을 수행 중이다. 지난해 15마리의 야생 코끼리는 중국 남부 윈난성 시솽반나 자연보호구를 이탈한 뒤 500km의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코끼리 떼가 이동하는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두머리가 길을 잃었거나 먹이를 찾아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중국 당국이 보호구를 이탈해 1년 넘게 길 잃고 헤매는 코끼리 떼를 서식지로 돌려보내기 위한 '코끼리 귀향 대작전'을 수행 중이다./South China Morning Post

미국 CNN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대형 차량을 세워 민가로 향하는 도로를 막고, 드론 10여대를 이용해 코끼리 떼의 실시간 경로를 확인하며 먹이로 유인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최근 코끼리 떼의 이동 방향이 보호구가 있는 곳을 향하고 있어 귀향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29일 중국 당국 관계자가 코끼리떼의 이동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코끼리 귀향 대작전'에 팔을 걷어부친 이유는 민가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코끼리들이 민가를 배회하며 농작물을 밟고 가옥을 훼손해 발생한 직접 손실액이 11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대도시인 쿤밍에서 불과 100여㎞ 떨어진 곳까지 접근해 당국이 주민들에게 주의를 내리기도 했다.

‘민폐' 코끼리라지만 인터넷에서는 스타 대접을 받는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에서는 최근 윈난성 쿤밍을 떠돌고 있는 아시아 코끼리 떼 영상이 연이어 올라와 1000만 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영상에는 코끼리들이 외딴 숲 한 가운데서 몸을 맞대고 잠을 청하는 모습이나 새끼 코끼리가 뒤뚱거리며 우두머리를 따라가는 장면들이 담겼다. 영상 댓글에는 “안아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미 CNN은 “코끼리 떼의 이탈은 사실 이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코끼리 떼들이 원래 살던 보호구 주변에 농경지가 확대되며 이들의 생활공간이 침해 당하자 이탈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