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엿새동안 일본 규슈 지역에서 미국·일본·프랑스·호주군이 합동훈련을 하던 기간에 중국과 러시아 군함이 일본 인근 해역을 지나며 무력 시위를 벌였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VOA는 훈련기간이던 16일 일본 방위성이 자국 인근 해역을 중국 군함 3척과 러시아 군함 6척이 통과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프랑스 육군과 미국 해병대, 일본 자위대가 규슈 기리시마 훈련장에서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 해군 미사일 구축함 1척, 프리깃함 1척, 보급함 1척 등 총 3척이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사이를 통과하며 동중국해에서 태평양 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 해군도 지난 15~16일 미사일 호위 초계함 2척과 구축함 1척 등이 훗카이도와 사할린 사이 소야 해협을 지나갔다고 방송은 전했다. 일본 방위성은 초계기를 투입해 중·러 해군 함정을 추격했으며 당시 영해 침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일본 미야자키현 에비노 지역에서 프랑스 육군, 미국 해병대, 일본 자위대의 합동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번 4개국 합동훈련에는 미 해병대와 일본 자위대, 프랑스 육군과 호주 해군 등 4개국 병력이 참가해 규슈 지역과 동중국해 일대에서 수상 운반 작전과, 시가전 등의 각종 작전을 실시했다. 군사·안보 동맹체 쿼드의 일원인 미국·일본·호주 3개국에 서유럽 국가인 프랑스까지 참가한 군사훈련이 일본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군의 합동작전 참가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영국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일본을 찾아오고, 독일도 이 지역에 함정 파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동중국해 일대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유럽의 3대 군사 강국이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쿼드’와 군사적으로 연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