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방위군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포를 애슈켈론 상공에서 요격하는 장면/Israel Defense Forces 트위터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사망자 수십 명이 발생했다. 하마스가 수백 발의 로켓포를 발사하자 이스라엘군은 11일(현지 시각) 자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Iron Dome)’이 로켓포를 요격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방어력을 과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아이언 돔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포를 공중에서 요격하는 영상을 올리며 “아이언 돔이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와 중부 이스라엘에 떨어지는 로켓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고 했다. 20초짜리 영상에서는 아이언 돔의 공중 요격으로 밤하늘에 폭죽이 터지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 방산업체들이 미국의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받아 만들어 낸 미사일 공중 요격 시스템이다. 2011년 실전 배치된 아이언돔은 가자지구 등에서 날아오는 로켓과 포격을 막아내는 기능을 한다. 거인 골리앗을 돌을 던져 쓰러뜨린 후 목을 벤 소년 왕 다윗의 일화에서 따온 ‘다윗의 투석구(投石具)’와 ‘다윗의 활’이라는 두 개의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한다. 요격 사거리는 4~70㎞다. 로켓과 각종 포탄뿐만 아니라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개량되고 있다.

아이언 돔은 탐지·추적 레이더와 발사 제어 시스템, 미사일 발사대로 구성된다. 아이언 돔 1기에는 미사일 발사대 3~4개가 포함된다. 미사일 발사대 1개당 요격 미사일 20발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언 돔 1기는 총 60~80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셈이다. 단 모든 로켓 공격에 반응하지는 않고, 인구 밀집 지역이나 중요 시설을 공격한다고 판단됐을 때 요격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스라엘 정부 측은 아이언 돔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료·방산업체들은 요격 성공률이 90%를 넘는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아이언 돔이 막아주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불거질 때마다 분쟁 지역인 가자 지구에 군대를 보낼 필요도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10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Iron Dome)’의 요격 미사일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포를 가자지구 북부 인근 아슈켈론 상공에서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하마스가 아이언 돔에 충분히 적응했다고 지적한다. 10년 동안 같은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는 데다, 이스라엘 정부가 아이언 돔에만 너무 의존하고 있어 다른 대피소를 마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마스는 11일 오후 1시간만에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 200발을, 같은 날 저녁에는 텔아비브에 130발을 발사했다. 아이언 돔의 요격 확률이 높지만 일부는 인구 밀집 지역에도 도달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선 이번 포격으로 주민 2명이 숨지고 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요격 미사일의 ‘가성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로켓 수만 개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 로켓 하나하나는 조잡한 수준이며, 가격은 개당 수백 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아이언 돔이 발사하는 요격 미사일은 한 발당 8만 달러(약 9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근 분쟁은 이슬람 성지 중 한 곳인 동(東)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반(反)이스라엘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하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의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려고 시도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 명이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지난 7일부터 나흘 연속 알아크사 사원 일대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에 이스라엘 경찰이 최루탄·고무탄을 쏘며 강경 진압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 300여 명이 다쳤다. 그러자 하마스는 10일 가자지구에서 200여 발의 로켓포를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고, 일부는 예루살렘에 떨어졌다. 이스라엘 군도 곧바로 전투기를 출격시켜 보복 공습에 나섰다. 양측은 11일까지 이틀째 공습과 로켓포 공격을 주고받고 있다. 이로 인해 팔레스타인 쪽에선 아동 10명을 포함해 28명이 목숨을 잃고 이스라엘에선 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