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요리 삼계탕/조선DB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서 삼계탕을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현재 바이두에서 삼계탕(参鸡汤)을 중국어로 검색하면 최상단에 ‘삼계탕은 중국 고대 광둥식 가정 국물 요리(中國古老的廣東粵菜湯類家常菜)’,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해져 한국의 대표 궁정요리로 자리매김했다(傳至韓國後成為最具代表性的韓國宮中料理)’는 바이두 백과(중국판 위키피디아)의 설명이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김치 종주국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삼계탕에 대해서도 자국 음식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29일 현재 중국 바이두 백과에 삼계탕을 검색하면 '중국에 유래한 요리'라는 설명이 나온다. /바이두백과캡처

중국에서 삼계탕이 유래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조선시대의 닭 요리는 닭백숙이 일반적이었고, 일제강점기에 일부 부유층 사이에서 유행한 닭백숙에 가루 형태의 인삼을 넣는 요리가 삼계탕의 원형이다. 1960년대 이후 지금의 삼계탕 형태를 갖췄고,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두 백과에서 삼계탕의 원형으로 주장하는 광둥 탕 요리는 삼계탕과 완전히 다르다. 광둥 탕 요리는 닭·돼지·소고기와 채소를 약재와 함께 오랜 시간 끓여내는 약선 탕 요리다. 중국에서는 학교 급식으로도 자주 나올 정도로 익숙한 요리인데 약재 맛이 진하고,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서 끓이며, 여름이 아닌 겨울에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닭고기 안에 인삼·찹쌀·대추를 넣어 뚝배기에 끓여내는 삼계탕과는 맛과 생김새, 제조 방식, 먹는 시기 모두 다르다.

중국 인터넷에서 삼계탕의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광둥식 탕 요리. 삼계탕과 제조법, 생김새, 맛 등에서 크게 다르다./바이두캡처

게다가 한국은 삼계탕 HS코드(국제 상품분류체계)를 관리하고 있지만, 중국은 삼계탕을 분류할 수 있는 자국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다. 2016년 우리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육계협회·주요 수출업체와 협업해 삼계탕을 중국에 처음으로 수출한 바 있다.

중국 인터넷에서 삼계탕을 중국에서 유래한 식품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분쟁을 고의적으로 만들어 한국 전통음식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바이두 백과는 중국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내용 수정이나 추가가 가능하지만, 중요 이슈에 대해서는 당국이 강도 높게 검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