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오른쪽) 대통령과 그의 아내(왼쪽) /EPA 연합뉴스

내전으로 38만명을 죽게 한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55) 대통령과 그의 부인 아스마 알 아사드(46)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각) 시리아 대통령실은 알 아사드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알 아사드는 2000년 부친에 이어 대통령에 오른뒤 21년째 장기집권하고 있고, 그의 아내 아스마 아사드는 영국 이민자 가정 출신 엘리트 여성에서 독재자의 부인으로 변신한 극적인 행적 때문에 ‘지옥의 퍼스트레이디’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가벼운 증상이 발현돼 알아사드 대통령과 영부인 아스마 알아사드 여사가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았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부부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고 안정적”이라며 “최대 3주간 격리 치료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부부가 지난해 7월 19일 마스크를 쓰고 투표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전날 기준 시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만5981명, 누적 사망자 수는 1063명이다. 시리아 정부는 지난 1일 일선 의료진을 상대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으나, 접종에 쓰인 백신의 종류와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시리아가 턱없이 부족한 자원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와 싸워왔다며 검사조차 거의 불가능해 실제 확산 정도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장기화된 내전으로 시리아의 의료 체계가 붕괴돼 실제 확진자·사망자 수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6년 시리아 내전(內戰)의 최대 격전지인 알레포에 대한 정부군의 폭격이 계속되자 주민들이 탈출하고 있다. 시리아 최대 도시이자 상업 중심지였던 알레포는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정부군과 반군이 동서로 나누어 장악하고 있었다./AFP연합뉴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 알 아사드 정권의 폭정에 대항해 반군이 봉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러시아·이란·터키 등 이웃 강대국들이 개입하고, 이슬람국가(IS) 등 무장세력이 준동하면서 내전이 장기화돼 10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시리아 국민 38만명 이상이 희생됐고, 560만명이 고국을 떠나 해외 난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