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병사들이 15일(현지 시각)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한 '대반격'에 나섰으나 지난 며칠간 영토 탈환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내 서방 기업들의 자산을 압류해 국유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 정부가 서방 기업들의 자산을 헐값에 매입해 임의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비밀리에 통과시켰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했지만 투자 지분이나 부동산 등은 남겨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기업들이 우선 조치 대상으로 거론된다. 통과된 법안에는 러시아 국적 투자자들이 해당 자산을 인수할 수 있게 하면서, 그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배제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작년 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으로부터 3000억달러(약 382조원) 상당의 자산을 압류당했다. 이에 러시아가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푸틴이 서방에 의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이 어떻게 처리될지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상원에서는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 자산을 우크라이나 국가 재건에 쓰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한편 러시아 내부에서는 전쟁 장기화로 인해 노동시장이 악화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서 약 30만명이 징집되고 외국으로도 60만~100만명이 탈출하면서 젊은층이 많이 종사하는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용접공 등 직종에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컨설팅 업체 ‘핀엑스퍼티자’에 따르면, 작년 말 러시아의 35세 이하 근로자 수는 215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33만명 줄어 1990년대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부 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방식으로 종전이 이뤄질 경우 푸틴 대통령이 실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동부 전선에서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는 예상보다 강한 러시아의 저항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군이 러시아의 방어선을 공격하고 있다면서도 “진격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