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9일(현지 시각)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인 ‘킨잘(Kinzhals)’ 6기를 사용했다. ‘단검’이란 뜻의 킨잘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날아갈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최대 비행 속도가 시속 1만2240㎞에 이르며 사거리는 3000㎞에 달한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킨잘을 포함한 미사일 81기를 발사하고, 자폭 드론 8기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 목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제2 도시 하르키우, 흑해 항구도시 오데사 등 10개 지역의 에너지 기반 시설이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순항 미사일 34기, 자폭 드론 4기를 요격했지만, 미사일 공습으로 서부 르비우에서 5명, 남동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에서 1명 등 최소 11명이 숨졌다. 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러시아가 매우 다양한 미사일을 섞어 쏜 최초의 대규모 공격”이라며 “이전까지 이런 공격은 없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은 지난달 16일 이후 3주 만이다.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습이 장기화하는 전쟁 양상을 지상전에서 공중전으로 바꾸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킨잘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도 있어 이번 공습이 서방에 대한 무력 시위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서방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지상군 병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손실이 덜한 공중 전력을 이용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관측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