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군 현대화를 위해 10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과거 1980~1990년대 냉전 종식 및 유럽연합(EU) 결성 이후 사실상 방치됐던 독일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재건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 보도에 따르면, 독일 연방 하원은 전날 1000억유로(약 134조2000억원) 규모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월 올라프 숄츠 총리가 발표한 군사력 강화 계획이 입안된 것이다. 독일 의회는 방위 기금 확보에 필요한 추가 채권 발행을 위해 헌법까지 개정했다. 당초 헌법상 ‘채무 제동’(debt brake) 규정에 따라 부채 조달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0.35%를 넘을 수 없도록 제한해 왔는데, 이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날 표결에 앞서 크리스틴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군사적 수단을 통해 자국 가치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FT는 “지난 3월 구매 계획을 밝혔던 미국 F-35 전투기와 치누크(CH-47F) 헬기 구입에 상당액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미국 등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국들로부터 “국방비 지출에 소극적이다”라는 비판을 받아 온 독일은 이번 결정으로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하게 됐다. 지난해 독일의 국방비 지출액은 470억유로로 GDP 대비 1.53%였다. 또 독일은 미국·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셋째로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