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카페에서 카드로 결제하려는 러시아 관광객. /로이터 연합뉴스

태국 푸껫과 인도네시아 발리 등 동남아시아 휴양지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 관광객들이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로 인해 곤경에 처했다고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로 가는 여객기의 운항이 중단된 데다 경제 제재로 은행 계좌가 묶이고 카드 결제까지 막혔기 때문이다.

태국 관광청에 따르면 현지에 체류 중인 러시아 관광객은 7000여명이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행 항공편이 끊겨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러시아 은행 계좌와 연결된 카드의 결제가 어려워지면서 수중의 돈마저 떨어져가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금융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 은행들을 배제했다. 러시아 은행이 발급한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국외 사용도 중단된 상태다.

푸껫관광협회 측은 “러시아 관광객들을 돕기 위해 숙박 업체들에게 비용을 낮추거나 숙박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 중”이라고 했다. 또 관광객들이 중동 국가를 경유해 모스크바로 갈 수 있는 방법도 알아보는 중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러시아인 1000여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콘스탄틴 이바노프(27)는 러시아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현금지급기로 인출하려 했지만 거래가 막혀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돈이 묶인 채 이곳에 남겨졌다. 여기서 일자리를 찾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당장 현지에 발이 묶인 러시아인들도 중국 유니온페이 카드를 발급하거나, 가상화폐를 통한 결제 등을 알아보며 대안을 찾는 중이라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