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브레스트에 있는 훈련장에 방공미사일 S-400이 배치돼 있다. 러시아는 우방인 벨라루스의 여러 훈련장에서 '연합의 결의 2022'이라고 명명된 연합훈련을 개시했다./AFP 연합뉴스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10일(현지 시각)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10만여 명을 배치한 러시아는 이번 훈련에 병력 3만명과 최신예 무기를 추가 투입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가 훈련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를 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제공한 러시아·벨라루스 대규모 합동 군사 훈련 돌입 영상 /로이터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시베리아 극동(極東) 지역 동부 군관구 소속 병력 3만명이 서쪽으로 약 1만㎞ 떨어진 벨라루스로 이동해 ‘동맹의 결의 2022′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훈련 지역은 우크라이나 접경인 벨라루스 남서부 브레스트와 도마노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국경을 맞댄 고슈스키 등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서방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훈련은 방어 임무를 위한 것”이라며 “국경 보호와 가상 적군 침투 저지, 무기와 탄약 공급로 차단 등을 훈련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번 훈련에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 Su-35 전투기, Su-25SM 공격기 등 최신예 무기를 대거 투입했다. 러시아 해군은 이날 “북해 함대와 발트 함대 소속 상륙함 6척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에 도착했고, 태평양 함대와 북해 함대 순양함도 지중해로 집결 중”이라고 밝혔다.

2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 대응해 우크라이나도 이날부터 열흘간의 ‘맞불 훈련’에 돌입했다. 터키산 공격용 무인기 ‘바이락타르’,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영국·스웨덴 합작 단거리 대전차 미사일 ‘엔로’ 등 최근 서방이 지원한 최신 무기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 대해 나토는 “냉전 이후 이 지역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군사행동”이라며 “유럽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매우 폭력적인 행태”라며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인들은 당장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이날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을 모스크바로 보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으나, 양측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외교적 대화 노력에도 러시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동유럽 동맹국을 돕기 위해 영국군 1000여 명을 추가 파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는 이날 러시아 정부뿐만 아니라 러시아 기업과 임원, 이사를 제재할 수 있는 광범위한 ‘러시아 제재 법안’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