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프랑스의 모든 자동차 광고에는 ‘자동차를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구가 붙게 된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5일(현지 시각)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동차 광고 관련 규제 법안이 3월부터 시행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자동차 광고에는 “카풀을 고려하세요” “짧은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세요” “일상생활에선 대중교통을 이용하세요”라는 문구 중 하나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신문·라디오·TV·영화관·인터넷 등 모든 매체의 광고가 적용 대상이다. 라디오를 제외하고는 광고 말미에 ‘‘환경오염 줄이기 운동’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아야 한다. 규정을 어기면 최대 5만유로(약 68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자동차 광고에는 해당 자동차의 탄소 배출 등급도 표기되어야 한다. 가장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등급 차량의 광고는 2028년부터 아예 금지된다. 르몽드는 이번 법안에 대해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책의 일환이자, 환경단체들이 오랫동안 ‘자동차 광고를 금지해달라’는 운동을 펼쳐온 결과”라고 보도했다.
자동차 제조 업체와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리오넬 프렌치 키오 현대자동차 프랑스 법인장은 AFP통신에 “온실가스 배출 제로 정책은 역사적 의미가 있고, 이번 법안을 잘 적용할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전기차 판매를 독려하고 있는데, 자동차 종류 구분 없이 이런 광고를 해야 하는 건 모순”이라고 했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 업체 르노와 푸조,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바바라 퐁필리 프랑스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번 정책을 홍보하는 글을 올리자 “코로나 시대에 카풀이라니, 농담인가” “장 본 짐을 한가득 싣고 자전거를 타는 게 가능하냐” “대중교통 노선부터 확대해달라”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