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출신의 릴리 에버트. 오른쪽 사진은 독일 나치에 의해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기 전 모습. /트위터·틱톡

150만 팔로워를 보유한 영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최근 98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생존자로, 최근에는 코로나도 이겨냈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잡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릴리 에버트는 이날 자신의 98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당시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을지 몰랐다”며 “나치는 승리하지 못했다”고 했다.

헝가리 출신의 에버트는 폴란드에 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생존자다. 1944년 나치는 그와 그의 가족들을 수용소로 끌고 갔다. 그의 어머니와 남동생, 여동생은 이곳의 가스실에서 목숨을 잃었다. 에버트는 4개월 뒤 인근 군수 공장으로 끌려갔고, 연합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할 때까지 일했다. 이후 1967년 영국으로 건너가 정착했다.

에버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벌어진 일과 나치의 만행에 관해 수십년간 증언했다. 올해부터는 증손자 도브 포만(18)과 함께 소셜미디어 틱톡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15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됐다.

에버트가 증손자와 함께 올리는 콘텐츠는 주로 나치와 아우슈비츠에 관해 네티즌이 남긴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아우슈비츠에서 무엇을 가장 바랐나”라는 질문에는 “자유였다. 걷고 싶었고 말하고 싶었으며, 살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가족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내용의 콘텐츠가 올라온다.

지난 29일(현지 시각) 98번째 생일을 맞아 증손자 도브 포만(오른쪽)과 함께 사진을 찍은 릴리 에버트. /트위터

에버트는 지난 1월 코로나에 감염됐다. 고령인 점을 고려할 때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2주 만에 회복했다. 당시 소셜미디어에 복귀하면서 “언제나 희망이 있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그래서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브 포만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할머니는 홀로코스트(나치의 집단 학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평생을 노력했다”며 “할머니에게 주어진 상황은 매우 나빴지만, 스스로 비참하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늘 삶을 사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에버트는 2016년 홀로코스트 교육 및 인식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올해에는 자서전도 냈다. 현재 그는 손주만 10명인 대가족을 이뤘다. 증손주는 도브 포만을 포함해 3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