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 8명 중 1명이 다른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다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숨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병원이 코로나 ‘수퍼 전파자’가 된 셈으로, “의료진의 백신 의무 접종을 강제하지 않은 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텔레그래프가 영국 전역 보건신탁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영국의 병원 내 사망자 9만3000여 명 중 약 12.6%에 해당하는 1만1688명이 영국 정부가 운영하는 NHS(국민보건서비스) 병원에서 코로나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영국 버밍엄의 버밍엄대학병원의 경우, 가장 많은 484명의 병원 감염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를 포함해 영국 전역 병원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확진자는 4만 명 이상으로 추정됐다. 텔레그래프는 “병원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온상이 되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제러미 헌트 전 영국 보건장관은 텔레그래프에 “병원 내 감염이 치명적인 ‘침묵의 살인자’였음을 보여주는 충격적 결과”라며 “일선 의료진들이 왜 백신을 꼭 접종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달리 영국은 의료 인력의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 않았다. 현재 NHS에 종사하는 의료진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89%로 알려졌다. 이는 영국 일반 성인의 81% 보다 8%포인트가량 높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은 9일 “NHS의 일선 의료진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직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은 의료진은 내년 4월 1일까지 예방 접종을 마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의 자치 지역은 의료진의 백신 의무화 여부를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