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 3, 2, 1… 예!”
지난 19일 자정(현지 시각)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인근 나이트클럽 ‘에그'. 전날 밤부터 밖에서 개장을 기다리던 젊은이 수백 명은 카운트다운을 한 뒤 0시가 되자마자 클럽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현장 르포 기사에서 “클럽 안은 빠른 비트의 음악이 울렸고 빼곡하게 들어찬 사람들은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며 코로나 규제가 완화된 ‘자유의 날’을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조지아 파이크(31)씨는 “오랫동안 춤추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나는 춤추고 싶고 음악을 듣고 싶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가 수만 명에 달하는 영국은 이날 코로나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확진자는 늘고 있지만 백신으로 확진과 입원·사망 사이 연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과 접촉해 자가 격리 중인 존슨 총리는 이날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영국의 확진자는 3만9950명, 사망자는 19명을 기록했다.
규제 완화에 따라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라 권고가 되면서 많은 시민은 마스크를 벗었다. 대부분의 수퍼마켓, 상점, 회사 등에선 마스크 착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거부하는 경우 강제할 수단이 없다. 런던 지하철 홀본역 앞 대형 수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에서 일하는 카를로스(41)씨는 “마스크를 쓰고 입장해달라고 해도 무시하는 경우가 20% 정도 된다”며 “이전에는 법을 들어 출입을 거부할 수 있었지만 오늘부터는 통제가 어렵다”고 했다. 1m 거리 두기도 사라졌다. 기존에는 카페나 식당 테이블 2개 중 하나꼴로 착석을 금지했지만 이날부로 전면 해제됐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규제 완화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닐 퍼거슨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BBC에 “규제 폐지로 영국에서 하루 확진자 10만명을 보는 것은 불가피하다” “올 안에 하루 20만의 확진자가 쏟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잉글랜드 부(副)최고의료책임자인 조너선 밴텀 교수는 “백신이 환경을 완전히 바꿨지만 이번 겨울은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