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서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실종됐다고 미국 CNN과 독일 도이체벨레 등이 15일 보도했다.
이날 외신과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인란트팔츠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쏟아진 폭우로 현재까지 최소 44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러나 급격히 불어난 물에 휩쓸려간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독일처럼 치수(治水)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에서 이 같은 대형 인명 피해가 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날 독일 서부 지역에는 시간당 최대 168㎜의 비가 쏟아졌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전례가 없는 기록적인 강수량이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독일 기상청(DWD) 대변인은 “일부 지역에선 지난 100년 동안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 걸 본 적이 없다”며 “평소의 두 배가 넘는 강수량이 쏟아져 홍수가 났고, 이 때문에 불행하게도 건물들이 붕괴됐다”고 CNN에 말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선 우리 교민 중 일부가 연락이 두절돼 현지 한국 공관이 직원을 보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지역에는 밤새 비가 쏟아지면서 한꺼번에 마을과 도로가 침수돼 최소 6채의 가옥이 무너졌다. 갑작스러운 홍수에 놀란 주민들은 지붕 위로 올라가 긴급히 구조를 요청했으나, 이 중 상당수는 갑자기 불어난 물길에 휩쓸려 실종된 상태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현재 당국은 공기 주입식 보트와 헬리콥터, 군 병력 200여 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부 피해 지역에는 전기가 끊겼고, 통신이 두절돼 경찰이나 소방 당국에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폭우가 쏟아진 지역에는 침수된 차량들이 급격히 불어난 물길에 휩쓸려 겹겹이 쌓여 부서진 모습도 보였다.
말루 드레이어 라인란트팔츠주 주지사는 “사람이 많이 죽었고, 실종됐고, 여전히 위험해 처해 있다”며 “이런 재앙은 처음이다. 정말 충격적”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이번 폭우로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도 수십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속출했다.
하룻밤 새 폭우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정부 당국의 안일한 대처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 레딩대학교 기상학과 한나 클로케 교수는 BBC에 “이번 수해는 시스템의 엄청난 실패”라며 “주초부터 폭우 예보가 있었지만 적절한 대응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