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사무실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으며 업무를 보는 건 대부분 나라에서 흔한 모습이지만 유독 프랑스에선 법률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프랑스도 사무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본 프랑스 노동부 장관은 최근 방역을 위해 사무실 내부 식사를 허용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사무실 식사'를 금지해온 이유는 근로자의 권리 보호를 중시하는 전통에 따른 것이다. 점심시간에 일을 시키는 방식으로 근로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을 막는다는 취지다. 먹는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프랑스인들은 직장에서도 번듯한 식사 공간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960년대부터 노동법에 ‘근로를 위해 지정된 공간에서는 식사를 하면 안 되며, 고용주는 구내식당 또는 휴게실 등 식사를 위한 공간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어기면 고용주가 과태료를 물어야 하고, 직원도 처벌받는다. 이와 별개로 관습적인 차원에서도 컴퓨터 앞에서 밥을 먹는 것에 대해 미국식 문화라며 거부감을 가진 이가 많았다.
프랑스가 오랜 ‘사무실 내 식사 금지’ 원칙을 바꾸는 이유는 방역을 위해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보니 일터에서 코로나에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프랑스 보건 전문가들은 회사나 학교에서 코로나에 걸리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각자 자기 책상에 앉아 식사를 하고 직원 간 접촉을 줄이도록 유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또한 식당·카페의 내부 영업이 금지돼 있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먹을거리를 사서 사무실로 들어와야 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도 고려했다. 뉴욕타임스는 “사교를 즐기는 프랑스의 여유로운 식문화가 코로나 여파로 변화를 겪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