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자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고 BBC가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 보건부는 이날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사용 승인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8일 접종을 개시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 이어 두번째로 승인한 백신이다. BBC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투약 승인은 중대한 전환점”이라면서 “영국이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억회 투약분(5000만명 접종 가능 분량)으로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 국민들의 삶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은 이르면 다음달 4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시작한다.

이번 승인으로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 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한국 정부가 맨 먼저 오는 2월부터 1000만명분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백신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 백신 중 가장 먼저 확보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대한 영국 당국의 사용 승인이 국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영국 등 외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승인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승인 과정에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보다 주요국 사용승인이 늦어지면서 국내 접종 가능 시기에 대한 우려가 컸다. 특히 지난 9월 부작용 사례가 보고돼 임상이 중단되고, 백신 주사량의 절반을 접종했는데 1회분 주사량을 접종한 것보다 더 효능이 좋게 나타나는 사례 등이 발견되면서 미 FDA가 접종 승인을 위한 검토를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긴급하게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고, 결국 30일 사용 승인을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정부도 내년 2~3월 접종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