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앞줄 왼쪽) 중국 총리가 18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공항에 도착해 의장대를 사열하며 이동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초청으로 베를린을 방문한 그는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다음 방문국인 프랑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신화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의 중국 방문과 맞물려 중국과 대만이 유럽에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리창 중국 총리가 18일(현지 시각)부터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방문길에 올랐고, 이에 앞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14일부터 체코, 벨기에, 이탈리아 등을 방문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리창 총리가 독일과 프랑스 정부 초청으로 유럽 방문에 나섰다고 19일 보도했다. 지난 3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유럽으로 택한 것이다. 국내에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친강 외교부장 등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상대하는 동안 총리가 유럽과의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의 선도국이기도 한 독일과 프랑스는 서유럽 국가 중에서 중국과 관계가 긴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 총리는 독일에서는 숄츠 총리와 만나 경제·무역을 중심으로 한 양국 관계 전반에 논의할 예정이다. 또 양국 기업인 라운드 테이블 행사, 독일 상공계 대표들과의 간담회 등에 참석하면서 양국 경제 협력을 강조할 전망이다. 리 총리는 프랑스로 이동한 뒤 세계 금융 회의 등에 참석하고 정부 고위 인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유럽에 도착한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체코, 벨기에, 이탈리아 등을 방문하고 있다. 우 부장은 특히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자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 TSMC의 영향력을 부각시키며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은 전했다. EU 회원국들이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만과 반도체 협력 강화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반도체를 지렛대 삼아 자국의 입지를 넓히려 한다는 것이다.

우 부장은 체코에 체류하던 14일 현지 싱크탱크가 주최한 국제회의에서 연사로 나섰는데 이 자리에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도 참석해서 연설해 주목받았다. 외신들은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유럽 국가 정상이 대만 외교부장이 나오는 일정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