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최대 크기, 최고 속도의 풍동(風洞·wind tunnel)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풍동은 인공으로 바람을 일으켜 비행체의 기압·내열 등에 빠르고 센 기류가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는 장치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개발하는 극초음속 무기 생산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시설이다. 극초음속 무기는 음속보다 5배 이상 빨라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

중국 베이징 북부에 최근 완공된 것으로 알려진 ‘JF-22’.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풍동으로 알려졌다./뉴시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역학연구소는 베이징 북부 화이러우구(區)에 있는 지름 4ｍ 풍동 ‘JF-22′에 대한 최종 평가를 지난달 30일 수행한 결과, 최고 마하 30(초속 10.2㎞)으로 극초음속 무기를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을 확인했다.

미국은 현재 지름 0.8ｍ, 마하 10(초속 3.4㎞)의 풍동을 갖추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풍동이 클수록 더 큰 모형 또는 실제 크기의 극초음속 무기를 실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다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지름은 4ｍ 미만이다. 중국 역학연구소는 “세계 최대이자 최강 풍동인 JF-22는 세계를 선도하는 성능을 자랑한다”면서 “이를 이용해 극초음속 무기나 항공기의 성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JF-22는 중국의 우주 운송 시스템과 극초음속 항공기의 연구·개발에 쓰일 계획이다. 같은 장소에서 2012년부터 가동 중인 풍동 ‘JF-12′(최고 속도 마하 9)도 JF-22와 함께 사용된다. JF-12는 낮은 온도의 비행 환경을, JF-22는 풍속이 빠른 환경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앞서 중국은 2035년까지 매년 수천명의 승객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극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하고, 지구 어디든 한 시간 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민간 극초음속 항공기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