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웨이보에서 "네이버 사전조차 접속이 안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중국에서 네이버 홈페이지는 현재 정상적으로 접속이 불가하다./웨이보 캡처

7국(G7) 정상회의 직후 중국에서 한국 사이트 ‘네이버’의 현지 접속이 차단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베이징, 상하이, 저장성, 지린성 등 중국 전역에서 네이버 정상 접속이 불가하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네이버 사전’조차 접속이 안 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중국은 2018년 10월 네이버의 카페·블로그 등 일부 서비스의 접속을 차단하면서 검색·메일·사전 등은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허용했는데, 이마저도 막은 것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중국에서 네이버 접속이 차단된 상황에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며 “중국의 해당 부서에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가 이를 부인하지 않고 답변을 회피한 것이다. 우리 외교부의 임수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외교부도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면서 “유관 기관과 함께 확인 중”이라고 했다.

중국은 한국을 비롯한 외국 사이트의 자국 내 접속을 지속적으로 제한해 왔다. 2017년 6월부터 자국 통신 사업자를 통해 외국의 IP 주소와 URL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만리 방화벽’을 세웠다.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000개 주요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아마존 등 170여 개가 중국에서 차단돼 이용할 수 없다. 중국 당국은 2018년 10월 네이버 접속을 일부 차단했고, 2019년 1월에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의 접속을 막았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네이버, 다음 등 한국 사이트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우회 접속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돌연 네이버 접속을 전면 차단한 배경에는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한·미·일 밀착 등으로 악화된 한중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서울에서 열린 한·중 외교부 국장 간 협의와 관련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司·국) 사장이 중국의 핵심 우려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한국 측이 현재 중한 관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깊이 인식하고 엄숙하고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