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의 스승’인 리이닝(厲以寧·92)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경영대학) 명예원장이 27일 별세했다. 베이징대는 “리이닝이 27일 오후 베이징셰허병원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면서 “중국 경제 체제 개혁을 적극적으로 주창한 저명한 경제학자, 걸출한 교육자였다”고 했다.

리이닝은 중국 경제 체제를 시장 경제로 전환하고, 국유 기업을 주식회사로 바꿔야 한다고 가장 먼저 주장한 경제학자다. “나는 중국이 소련의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면서 국영기업 개혁을 위해 증시를 도입하고, 민영화를 주장했다. 중국에서 별명이 ‘리주식(厲股份)’ ‘리민영(厲民營)’일 정도다. 시진핑 집권 초기인 2013년 “민간기업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 여부가 향후 중국 경제 발전의 관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5년 정치협상회의 행사에서 리이닝(오른쪽)과 리커창이 악수하고 있다./시나포토 캡처

시장경제 옹호론자였지만, 중국에서 주류 경제학자로 인정받았다. 1988~2003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재정위원회 부주석과 법률위원회 부주석을 역임했고, 2003년부터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으로 10여 년 동안 활동했다.

총리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3월에 은퇴하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베이징대 석·박사 학위를 지도했고, 두 사람이 함께 ‘국가 번영의 전략 선택’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리이닝이 별세하면서 그가 2016년 한 포럼에서 발표한 경제 개혁 방안도 중국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기(手記)로 작성된 1만자 분량의 원고에서는 ‘기업들이 성장하기 전 정부가 잠깐 동안 시장의 주체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만, 계속 그 자리를 지키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