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변 학자가 중국 인구의 90%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던 중국이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에 나서면서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8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방역당국 소속 전문가인 펑즈젠 전(前)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6일 오후 ‘어떻게 오미크론을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온라인 포럼에서 “중국 인구의 60%가 코로나에 감염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최대 90%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펑 전 부주임은 방역 완화 후 초기에 코로나 유행 정점 관리, 의료 시스템 준비, 고령층 백신 접종 가속화가 중요하다고도 설명했다. 펑 전 부주임의 이같은 주장은 관영 환구시보 중국청년보 등에도 소개됐다.
중국이 7일 기존 고강도 방역 규제를 대부분 폐지하면서 올해 겨울 코로나 대유행은 확정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컨설팅업체인 ‘위그램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올해 겨울에 중국에서 코로나 감염 사망자가 1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FT는 중국의 일일 사망자는 내년 3월 중순 2만 명까지 치솟고 3월 말에는 중증환자가 중환자실 수용인원의 10배인 하루 7만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시첸 부교수는 CNN방송에 “중국 정부가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철에 위드코로나 전환을 시도했다”면서 “타이밍이 매우 나쁘다”고 했다.
향후 의료대란도 예상된다. 중국의 노인 백신 접종률이 낮고 코로나 중환자를 치료할 의료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80세 이상 인구 3600만 명의 백신 1차 접종률은 76.6%, 3차 접종률은 40%에 불과하다. 중국이 자체 개발해 자국인들에게 접종하는 10여종의 백신들은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mRNA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대학교의 벤 카울링 전염병학 교수는 “중국 의료시설은 몰려드는 코로나 환자로 인해 다른 환자들의 치료가 어려워지는 등 의료 시스템 붕괴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중국이 겪을 이 같은 문제들은 미국 등 인구가 많은 국가들이 위드코로나 전환 과정에서 이미 경험했던 것들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참고할 외국 사례가 많고, 국민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대처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