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인 아버지의 치료비를 훔쳐 모바일 게임에 썼다가 뒤늦은 후회를 한 중국 12세 소년의 이야기가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스촨성 푸슌현에 있는 황모 어린이의 사연을 보도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신문에 따르면, 황군은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 슬하에서 어렵사리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황군과 형(15세) 등 두 아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중국 대륙 내 공사판을 전전하며 일을 했고, 지난 6월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뇌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두 아들의 어머니는 10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떴다.

당시 아버지 황씨는 가난한 가정형편에 높은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없었고, 병원 의사들은 보수적이고 비용이 저렴한 치료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철부지 황군은 아버지가 병원 진료를 하러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의 휴대전화에 손을 댔다. 그는 지난달 모바일 게임 앱스토어인 ‘샤오미게임센터’에서 3800위안(약74만원)을 써버렸다.

이 돈은 당초 뇌암 말기였던 황군의 아버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친척들이 병원비에 보태라면서 십시일반으로 보내준 돈이었다고 현지 청두경제뉴스는 전했다.

친척들이 보내준 돈이 사라지게 된 사실은 아버지 황씨가 사망한 뒤인 지난달 말에서야 드러났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밀린 진료비를 정산하기 위해 삼촌 황씨가 성금의 행방을 찾으면서, 이 돈을 황군이 다 써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가족들은 병원비를 내기 위해 다시 돈을 모았다고 한다.

이후 삼촌 황씨는 게임 플랫폼인 샤오미 측에 환불을 요청했고, 당초 환불을 거절하던 샤오미 측은 현지 언론의 취재가 진행되자 돈을 가족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현재 이 돈은 삼촌이 보관하고 있으며, 미래에 두 조카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두 아이는 지역 보육원으로 옮겨져 보살핌을 받고 있다. 황군은 “아버지와 아버지를 도와준 친척들에게 죄송하다”면서 뒤늦은 참회를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