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중국 인터넷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이미 답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언급,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영국 가디언은 11일(현지 시각) 중동발 기사로 시 주석이 다음 주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시 주석이 방문할 경우 2020년 1월 이후 첫 해외 방문이 된다. 가디언은 “사우디에서 성대한 환영 연회가 준비되고 있다“며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당시 조용히 행사를 치렀던 것과 대조된다”고 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지게 돼 주목된다. 미국과 사우디는 70년 넘게 안보와 석유를 교환하며 상호 협력해 왔지만 2018년 평소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던 사우디 출신의 워싱턴포스트 소속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되면서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유엔 조사관과 미 정보 당국이 암살의 배후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사우디를 두둔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민주주의 동맹을 강조해온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빈 살만 측근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7월 사우디를 방문해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 사우디는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구매하기로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원유 대폭 증산 계획에 잘 응하지 않는 등 양측의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에너지 안보를 강조해 온 시 주석은 중동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자 사우디를 비롯, 중동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모하메드 알야흐야 선임 연구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과거 중국은 중동에 대해 상업적인 접근만 했지만 현재는 전략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며 “지정학적 관점에서 중동은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중국은 사우디산 원유 일부를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원유 시장을 기반으로 한 미국 달러 패권에 도전하고 위안화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