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가 10일 '한국의 선수 자격 취소 외교 풍파를 일으켰다'는 제목으로 한중 간의 논란을 소개했다./명보 캡처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판정, 개막식에서 조선족 여성의 한복 착용을 둘러싼 한·중 갈등에 대해 외신도 주목하고 나섰다. 주한중국대사관이 8, 9일 이틀에 걸쳐 한국 정치권과 여론에 대한 반박 입장을 밝히자 중화권 매체들도 한국 분위기와 중국 당국의 입장을 담은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홍콩 명보는 10일 ‘한국 2차례 자격 취소가 외교 풍파를 일으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 예선 과정에서 한국 선수의 실격과 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을 소개했다. 명보는 이어 “9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중국 리쯔웨이 선수가 반칙으로 실격하고 한국 대표 황대헌 선수가 금메달을 땄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매체는 “속상한 국민 마음 잘 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언급, 이재명·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입장을 소개하고, “주한중국대사관이 한국 매체와 정치인의 반중 선동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같은 날 ‘한복, 올해의 김치인가’라는 제목을 통해 지난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 입은 조선족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응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한국 정치권, 네티즌의 비판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한 후 “누구도 한복이 한국 전통의상이라고 말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겠지만 당신(한국)은 중국 내 소수 민족(조선족)의 전통 의상이 한복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중국에는 170만명의 조선족이 있고 그들이 전통 의상을 입는 것은 좋은 일 아니냐”는 중국 네티즌의 반응을 소개했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각) 도쿄발 기사에서 개막식 한복 논쟁을 소개하며 “중국과 한국이 문화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역사·문화를 존중하지만 중국 소수 민족의 감정을 존중하라”는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의 발언과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소개했다. 가디언은 또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한국 선수들의 실격을 언급하며 “베이징 올림픽이 한국인들에게 좌절감을 주는 경험이 되고 있다”고 했다.

8, 9일 이틀 한국 정치권과 언론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던 주한중국대사관은 10일 대사관 대변인 명의로 전날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 측은 “중국인들도 황대헌 선수의 뛰어난 경기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 양국 인민 간의 진실한 우정을 보여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