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출신의 한 아이돌이 최근 팬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른 멤버들이 큰절하는 가운데 홀로 중국식 인사를 했다. 이를 본 한국과 중국 네티즌들이 다른 반응을 보인다. 한국 네티즌들은 “한국식 새해 인사도 싫다면서 어떻게 활동을 하냐”고 지적했지만, 중국에서는 “중국인은 무릎 꿇지 않는다” “해외에서 중국 전통을 지키는 본보기”라고 옹호가 이어졌다.
논란의 장면은 지난 2일 다국적 6인조 걸그룹 에버글로우의 팬 사인회에서 벌어졌다. 이날 6명 중 한국 국적인 5명은 팬들에게 새해 인사로 큰절했다. 하지만 중국 국적의 왕이런(활동명 이런·王怡人)은 절 대신에 한 손으로 다른 손을 감싸는 중국식 인사를 했다.
다음날인 3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이 같은 상황이 담긴 사진과 함께 “중국인은 함부로 무릎 꿇지 않는다”며 “왕이런은 잘했다”고 밝힌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고, 1만6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이후 ‘왕이런, 중국인은 무릎 꿇지 않는다’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쏟아졌다.
이들은 “중국인들은 하늘과 땅, 부모에게만 무릎을 꿇는 전통이 있다” “왕이런이 자랑스럽다” “중국에서 활동하자” 등 글을 남겼다. 일부는 “한국인들이 싫어할 것 같다” “왜 한국인은 절을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K팝 그룹의 중국인 멤버가 한국에서 전통적인 중국식 인사를 해 찬사를 받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반면 6일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로마에 오면 로마 법을 따라야 한다.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라는 이야기” “잘못해서 절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식 새해 인사가 싫다면서 한국에서 왜 활동하냐” “한국 문화를 무시하는 것” 등 날 선 비판을 남기고 있다.
“문화적 차이다” “절의 의미가 중국과 한국이 다를 뿐이다” 등 의견도 나왔다. 이에 한 네티즌은 왕이런이 지난해 3월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를 달고 인민일보가 주최하는 신장 면화 지지 캠페인 게시물에 동조했다면서 “중국 문화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면화 수확에 강제 동원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