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왼쪽)과 아들 마오안잉. /조선DB

중국 한 관영매체가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의 생일날 소셜미디어에 ‘계란 볶음밥’이라는 글을 썼다가 일부 네티즌의 집중포화를 맞고 결국 삭제했다.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마오 전 주석의 장남 안잉(岸英)을 모욕했다는 비판이 불거진 탓이다.

28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당 기관지인 사천일보는 지난 26일 밤 웨이보 공식 계정에 “한 독자가 소시지 관련 요리를 공유해왔다”며 ‘소시지 계란 볶음밥’이라는 문구를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 게시물을 본 일부 네티즌은 “마오 전 주석의 생일날 해당 문구를 쓴 건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고 특히 마오 전 주석을 추종하는 위챗 계정 ‘아름다운 마오 시대’는 “영웅을 모욕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고발해야 한다. 적은 내부에 있다”고 격분했다.

문제가 된 건 ‘계란 볶음밥’이라는 단어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안잉의 죽음을 둘러싼 논쟁을 짚어봐야 한다. 그는 1950년 11월 25일 한국전쟁에서 유엔군의 폭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 최후의 순간은 중국 인민해방군 한 장교의 비망록을 통해 전해졌는데, 안잉이 막사 화로에서 계란 볶음밥을 만들다가 위치 노출로 폭사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중국역사연구원은 이를 안잉의 죽음을 희화화한 허무맹랑한 헛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안잉의 위치가 알려진 것은 부대 사령부의 무전이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중국 공산당도 지난 7월 ‘10가지 헛소문’ 리스트에 안잉의 계란 볶음밥 사망설을 포함하며 같은 반응을 보였다.

소문을 의식한 듯 중국에서 역대 최대 제작비를 들여 만든 영화 ‘장진호’에는 안잉이 가장 인상적인 전쟁 영웅 중 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영화에서 안잉은 미군의 폭격이 쏟아지자 몸을 피하기 바쁜 다른 사람들과 달리 지도를 챙기러 작전실에 들어갔다가 순직하는 인물로 나온다.

계란 볶음밥 논란과 이를 부정하는 당국 모습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과거사 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안잉이 계란 볶음밥을 만들다 숨졌다는 비망록 내용은 2003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공식 발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명보는 “최근 몇 년간 마오 전 주석의 생일이나 안잉의 기일이면 네티즌들은 당국이나 언론에서 ‘계란 볶음밥’이 언급되는지 주목하고 있다”며 “지난 10월에도 ‘계란 볶음밥’을 언급한 일부 네티즌이 안잉을 조롱한 혐의로 공안에 끌려가 열흘간 구금됐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