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31일 부부당 3명의 자녀까지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베이징의 광고판 앞으로 소년이 지나가고 있다./AP 연합뉴스


중국이 모든 부부에게 자녀를 3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한 자녀 정책’을 버리고 전면적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한 지 5년 만에 또다시 출산 제한을 풀기로 한 것이다. 출산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중국의 위기감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산아 제한 정책을 아예 폐기하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인 중앙정치국은 31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장기 인구 균형 발전을 위한 출산 정책 개선에 관한 결정’을 심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앙정치국은 이날 회의에서 ‘세 자녀 정책’ 시행이 “인구 구조를 개선하고 인구 노령화에 대처하며 인력 자원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밝혔다.

중국이 세 자녀 정책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저출산에 따른 노동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서다. 중국 공산당은 2015년 11월 35년간 고수해온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기로 결정하고 2016년부터 모든 부부에게 자녀 2명을 낳을 수 있게 허용했다. 하지만 2016년에만 전년 대비 출생자가 늘었을 뿐 2017년부터는 매년 출생자가 감소했다.

중국 인구의 증가 둔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의 연평균 인구 성장률은 1990~2000년 1.07%에서 2000~2010년 0.57%로 절반으로 떨어졌고, 2010~2020년에도 0.53%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중국 학자들은 출산 감소가 예상보다 빨라 중국 인구가 2025년 이전에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비율도 지난해 13.5%를 기록해 고령사회(14% 이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본격화할 경우 내수 중심으로 성장하려는 중국의 전략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노동 인구(16~59세)는 2011년 9억2500만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해 지난해 8억9400만명까지 줄었다. 중국 잡지 삼련생활주간은 최근호에서 “1990년대 말까지도 괜찮은 공장에 들어가려면 구직자가 소개 업체에 돈을 줬지만, 지금은 인력이 부족해 기업이 직원을 데려오는 소개 업체에 직원 월급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소개비로 주고 있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출산 장려를 위한 주택, 교육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결혼·연애관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높은 생활비와 교육비 부담 때문에 출산은 물론 결혼도 꺼리는 중국 젊은이들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