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이 중국의 유명 페미니스트 코미디언 양리(29)를 내세운 광고를 제작했다가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고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텔은 ‘남성 저격 코미디’로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양리가 출연한 노트북 컴퓨터 광고를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쇼핑몰에 내보냈다. 양리가 “인텔의 노트북 취향은, 내 남자 취향보다 수준이 높아”라고 말하는 광고다.
광고가 게재되자 남성들은 즉각 반발했다. 인텔 웨이보 계정에는 “노트북과 컴퓨터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인데 왜 남성들을 모욕하느냐”고 주장하는 댓글이 달렸고, 일각에선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났다.
비판이 거세지자 인텔은 사흘 만인 21일 광고를 내렸지만,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에는 여성들이 “인텔이 유약한 남자들을 달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보통 인텔 차이나 웨이보 계정에는 댓글이 100개 남짓 달리는데,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엔 2만500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이 중 “인텔은 왜 광고를 내렸나? 왜 남성 소비자들에만 관심이 있나?”라는 댓글에는 16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양리의 코미디를 인용해 “인텔은 평범한데 자신감이 넘치네” “남자들은 왜 이렇게 민감해?” 등 댓글도 달렸다.
상하이 출신의 양리는 코미디 경연 프로그램 ‘록엔 로스트’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한 쇼에서 “남자들은 참 귀여워. 지극히 평범하고 별 볼 일 없는 애들조차 어쩜 그렇게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지”라고 농담해 이슈몰이를 했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여성 관객들 사이에서 널리 인기를 끈 반면, 남성들은 성차별과 ‘남성 혐오’를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인텔은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피하면서 “다양성과 포용은 인텔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다양한 세계를 충분히 인식하고 소중히 여기며, 각계각층의 파트너들과 함께 포용적인 직장 및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SCMP는 “중국에서 젠더 갈등은 점점 양극화하고 있다”며 “인텔은 양리를 광고 모델로 씀으로써 중요한 시장에서 문화적 지뢰(cultural landmine)를 밟은 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