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들이 한국 연예계가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는 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특히 ‘모욕’의 원인으로 역사·문화 지식의 부족 때문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으로 한국 연예계를 깎아내리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왜 한국 팝스타들은 거듭된 모욕으로 중국 팬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전날 환구시보가 ‘한국 예능계 왜 자꾸 중국을 괴롭히나’라고 냈던 기사와 거의 동일하다. 중국 매체의 연이은 ‘한국 문화 때리기’는 한류에 대한 ‘시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SBS의 예능프로그램 런닝맨과 가수 이효리·황치열, 개그맨 이수근 등을 거론했다. 런닝맨은 지난 6일 방송분에서 출연진들이 보드게임 ‘블루마블’을 하는 내용을 내보냈는데, 중국 매체들은 중국의 오성홍기와 대만의 ‘청천백일만지홍기’가 나란히 배치된 것을 문제삼았다. 당시 중국 네티즌들은 런닝맨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반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런닝맨이 최근 중국 국기와 대만 국기를 나란히 배치한 게임 지도를 사용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분노를 일으켰다”며 “최근 몇 년간 한국 연예계는 런닝맨처럼 정치적 이슈에 대해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고 지적했다.
가수 이효리의 ‘마오’ 발언도 문제삼았다. 이효리는 지난 8월 MBC ‘놀면 뭐하니’에 나와 ‘부캐’(부캐릭터)의 이름을 놓고 “마오 어때요”라고 했는데, 이를 놓고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연예인이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의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하면 한국인들의 기분이 어떨지 궁금해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연예인들이 중국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게 드물지 않다고 했다. 중국을 비하하는 표현이 개그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유명한 코미디언 이수근은 이목을 끌기 위해 종종 ‘가짜 광동어’를 한다”며 “일부 프로그램과 광고는 중국을 놀리는 데 있어 지켜야 할 선을 넘고, 심지어 모욕을 줬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 연예인들이 어린 나이에 데뷔해 문화를 공부할 시간이 없어 쉽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쑨자산 중국민족예술원 부연구위원은 “일부 한국 쇼와 연예인들은 중국을 농담과 빈정거림의 대상으로 삼는데, 이는 어느 정도 문화적 열등감의 표출”이라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현대 한국인들은 여러 면에서 서구의 영향을 받았고 중국을 왜곡된 시각으로 보는 점까지도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이는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최근 중국의 김치 제조 방식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승인을 받아 ‘국제 표준이 됐다’고 보도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중국군의 희생을 무시했다”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