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중국 베이징시 도로에 차가 가득 차 있다/EPA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 사는 리(勵)모(37)씨는 2018년 이후 28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바이(白)모(26)씨는 같은 기간 모두 17번 결혼과 이혼했다. 이들의 결혼은 ‘베이징 차량 번호판’ 거래를 위한 것이었다. 두 사람은 부부 관계를 위장해 각각 23차례와 15차례 번호판을 팔았다.

고가에 거래되는 중국 북경 차량번호판

중국 베이징에서 차량 번호판 불법 거래를 위한 위장 결혼과 이혼이 늘고 있다. 현재 중국 베이징 당국은 급속한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2011년부터 차량번호판 추첨제를 실시 중이다. 때문에 번호판에 당첨돼야만 차량을 살 수 있다. 번호판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다른 지역 번호판을 달고 다니는 차량도 많지만, 지난해부터는 외지 차량의 베이징 시내 운행 일수를 제한하는 규정도 생기는 등 제한이 점점 들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부간에는 번호판 양도가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편법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11일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 경찰은 부부간에는 번호판 양도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혼인신고 후 편법으로 번호판을 거래한 166명을 적발하고, ‘공문서 매매’ 혐의로 형사구류 조치했다. 이중 124명은 위장 결혼을 통해 번호판을 불법 거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법을 살펴보면, 다량의 번호판을 소유한 A씨는 중개인을 통해 번호판을 살 사람(B)을 찾는다. B가 A에게 계약금을 내면,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하고 A가 B에게 번호판 명의를 넘겨준다. 이후 B는 A에게 잔금을 치르고 이혼한다. B가 지불한 돈은 중개인과 원래 번호판 소유자인 A가 나눠갖는다. 적발된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3년동안 최대 28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것이다.

한 사람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베이징 번호판 수십개에 당첨될 수 있었던 것은 “베이징 경찰의 번호판 추첨 과정도 이미 마비됐다는 뜻”이라고 중국 NTD TV가 지적했다. 경찰들이 청탁을 받고 번호판 추첨과정에 개입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16년 베이징 공안국 경찰이 직권을 이용해 한 사람에게 번호판 29장을 발급해주고 382만위안(약 6억 4000만원)을 받아 징역 1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베이징시는 위장 결혼을 막고자 내년부터 부부간에도 혼인 관계가 1년 이상 지속돼야 번호판 양도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베이징 경찰은 지난달 30일 번호판 불법 거래 단속을 위해 16개 지부와 510개의 부서를 조직했다.

중국 번호판 경매장에선 ’8888′ ’9999′ 같은 좋은 번호판이 차보다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다. 2015년엔 8888 번호판은 당시 1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