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럼 공산당 서기장. /AP 연합뉴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럼 공산당 서기장이 7일 국가주석직까지 겸임하게 되면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유사한 ‘1인 권력 집중’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베트남 국회는 이날 공산당이 지명한 또럼 서기장의 국가주석 선출안을 출석 의원 전원 찬성으로 인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또럼이 공산당과 국가를 동시에 대표하는 최고 권력자로 올라서며 2031년까지 사실상 베트남의 정치·행정 전반을 장악하게 됐다. 시진핑은 이날 또럼에게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베트남은 그동안 서기장·국가주석·총리·국회의장으로 구성된 ‘4대 기둥’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서기장과 주석직이 한 인물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권력 균형 구조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응우옌 푸 쫑 전 서기장이 2018~2021년 주석직을 겸임한 사례가 있으나, 이는 전임자의 사망 등에 따른 과도기적 조치였다. 정상적인 지도부 선출 절차를 통해 두 직책을 동시에 맡은 것은 또럼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취임 연설에서 “서기장과 주석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은 영광이자 막중한 책임”이라고 했다. 앞서 또럼은 2024년 서기장 취임 이후 관료주의 타파와 신속한 정책 집행을 내세워 중앙 부처를 30개에서 22개로, 지방 행정구역을 63개에서 34개로 통폐합하는 등 강도 높은 중앙·지방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남북 고속철도,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같은 초대형 인프라 사업 계획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다만 권력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40년 넘게 공안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공안통’ 출신인 또럼이 강력한 권력을 쥐면서, 정치 체제가 중국식 권위주의로 기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베트남을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분류하며 세계 193개국 중 158위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