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동북부 서벵골주(州) 콜카타를 방문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중들이 “메시를 제대로 못 봤다”고 항의하며 난동을 부리자, 현지 주총리가 공개 사과에 나서는 촌극이 벌어졌다.
13일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콜카타에 위치한 유바 바라티 크리랑간 스타디움(수용 인원 약 8만5000명)에서 열린 메시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인도 투어’ 일정 도중 그를 제대로 보지 못한 일부 관중들이 격분해 병과 의자 등을 던지며 경기장 시설을 파손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현장 질서가 급격히 무너지자 당국은 신속대응부대(RAF)를 투입해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메시는 이날 새벽 콜카타에 도착한 뒤 오전 일정 소화를 위해 11시 30분쯤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하지만 경기장에 메시가 머문 시간은 20여 분에 불과했고, 입장 직후에는 주정부 관계자를 비롯한 정치인들과 축구 지도자 등이 메시 주변으로 몰리면서 관중석의 대다수 팬들은 그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 티켓 가격이 최고 1만8000루피(약 30만원)에 달한 가운데, 일부 팬들은 정치인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메시와의 시간을 독점하고 시야를 가로막아 팬들과의 교류 기회를 앗아갔다고 주장했고 이는 분노에 가득 찬 난동으로 이어졌다. 혼란이 지속되면서 준비된 프로그램 상당수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마타 바네르지 서벵골주 주총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오늘 스타디움에서 발생한 관리 부실에 깊이 충격을 받았다”며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메시는 물론이고, 모든 스포츠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적었다. 바네르지는 이번 소동의 경위를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시는 이날을 시작으로 15일까지 하이데라바드, 뭄바이, 뉴델리 등 인도 주요 도시를 방문해 팬들과 소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도 뉴델리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