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의 한 마을에서 한살배기 아기가 손을 칭칭 감는 코브라를 이로 물어서 죽였다고, 인도 언론이 보도했다.
타임스오브 인디아, 힌두스탄 타임스 등에 따르면, 네팔과 접한 인도 북동부 비하르 주의 작은 도시인 베티아에 사는 고빈다 쿠마르라는 이름의 남자아이는 지난 25일 오후 집에서 놀던 중에 길이 60㎝의 코브라가 접근해 손을 감자 이 코브라의 몸체를 이로 물어서 두 동강을 내 죽였다. 인도의 또다른 언론매체는 남자 아기 고빈다의 나이를 두 살로 보도했다.
코브라는 성체는 1.5~2m에 달해, 60㎝ 길이는 코브라 유체(幼體)에 해당한다. 그러나 코브라는 부화 직후에 독샘과 이빨과 이미 발달돼 있어, 유체의 독성은 성체와 동일하다.
힌두스탄 타임스는 고빈다가 집에 나타난 이 독사가 가까이 접근하자 놀라서 돌을 던졌으며, 코브라가 곧 아이의 손을 감았다고 전했다. 고빈다의 할머니는 “아기의 손에 뱀에 감긴 것을 보고 모두 달려갔지만, 이미 아기가 뱀의 머리를 물었고 아기가 얼마나 세게 물었던지 뱀은 두 동강이 나 죽었다”고 말했다.
뱀을 문 직후에 아기도 의식을 잃고 지역 보건소로 옮겨져 급히 응급처치를 받았으며, 이후 베티야에 위치한 지역 의대병원(GMCH)으로 이송됐다. GMCH의 병원장 드바칸드 미쉬라는 인디안 익스프레스에 “아기도 물렸지만 독의 영향이 심각하지 않았고, 아기는 의식을 잃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며 “적절한 타이밍에 치료가 이뤄져 고빈다는 생명을 건졌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진이 아기 고빈다에 대해 지속적으로 약물 치료를 하며 관찰하고 있다.
인도에는 약 300종의 뱀이 서식하며, 이 중 60종은 맹독성이다. 대표적인 맹독성 뱀으로는 러셀살무사(Russell’s viper), 크레이트, 톱비늘살무사, 인도코브라가 있다. 이 4종의 뱀은 인도에서 발생하는 뱀 물림 사망의 대부분을 차지해, ‘빅포(Big Four)’로 불린다.
2020년 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뱀에 물려 사망한 사례가 100만 건을 넘었다.
이 중 3분의 2 이상이 비하르, 자르칸드, 마디아 프라데시, 오디샤, 우타르 프라데시 등 8개 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20일에도 11세, 8세 된 두 어린 자매가 인도 펀자브 주의 한 도시인 마치와라의 우물 헛간 지붕 위에서 자다가 목과 손목을 독사에 물려 수 분 내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아기 고빈다가 코브라를 물어 죽인 뉴스는 마치 힌두교 설화의 어린 크리슈나와 독사 칼리야의 대결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이 설화에서 힌두교에서 중요한 신인 크리슈나는 어린 시절 여러 개의 머리를 갖고 맹독을 품은 뱀 칼리야가 강을 점령하고 독을 퍼뜨려 물과 공기를 오염시키고 주변 생명체들을 죽이자, 직접 강 속으로 뛰어들어 칼리야의 여러 머리 위에서 춤을 추며 싸움을 벌인다. 결국 칼리야는 크리슈나에게 자비를 구하고, 용서를 받아 바다로 나가게 된다. 설화에 따르면, 칼리야가 강에 퍼뜨린 독은 제거되고, 강은 다시 맑고 생명력 있는 물로 회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