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코로나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인도 인접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남아시아권에서 ‘인도발 2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인도의 코로나 일일 신규 감염자 수는 29일까지 8일 연속 30만명을 넘겼다.

인도는 북쪽으로 네팔, 파키스탄, 미얀마, 부탄,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접하고 남동쪽으로는 섬나라인 스리랑카와 가깝다. 매일 국경을 넘나드는 유동 인구가 많고, 국경 통제가 느슨한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서 코로나가 폭증하면 주변국으로 번지기 쉬운 조건인 셈이다.

인도 북동부와 접한 네팔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70~100명 사이를 오가며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런데 이달 중순부터 일일 확진자 수가 수천 명대로 올라서면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8일 네팔의 신규 확진자는 4774명이다. 작년 10월 21일 일일 확진자 5743명을 기록한 다음으로 가장 많다.

CNN은 28일(현지 시각) 네팔 보건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확진자가 수도 카트만두와 인도와 국경을 맞댄 룸비니주(州) 네팔군지시에서 집중적으로 나왔고,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B.1.617)도 발견됐다”면서 “인도에서 들어온 네팔인들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카트만두는 병상이 꽉 찼고, 의료용 산소도 고갈 직전이다. 네팔 정부는 29일부터 일부 도시에 15일간 봉쇄령을 내렸다.

파키스탄과 스리랑카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도 북서부와 접한 파키스탄은 28일 기준 일일 확진자 5480명을 기록해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작년 6월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스리랑카는 28일 일일 확진자 146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주변국은 속속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지난달부터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해 이달 초 최고점을 찍은 방글라데시는 지난 26일 인도와 접한 국경을 2주간 폐쇄했다. 파키스탄도 지난 19일부터 인도발 입국을 전면 차단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네팔, 스리랑카 같은 인도 인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기도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29일 인도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는 37만9257명으로, 전날 기록한 최고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하루 신규 사망자 수도 364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도 누적 확진자 수는 1836만6524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