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시민 114명이 숨진 유혈 참사가 벌어진 ‘피의 토요일’ 밤, 무장 군인들이 주민 한 명을 산채로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얀마 나우가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밤9시쯤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반(反)쿠데타 시위를 진압하던 군경은 주민 아이 코(40)씨를 총으로 쏜 뒤 불타는 타이어 더미 위로 던져 불태웠다.
타이어 더미는 주민들이 군경의 진입을 늦추기 위해 설치한 바리케이드였다. 야간 자경단원 증언에 따르면 저녁쯤 신원 미상의 괴한들이 바리케이드에 불을 질렀고 잠시 뒤 군인들이 몰려와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은 미얀마 나우에 “그가 ‘살려주세요, 어머니’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코씨의 긴박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군경의 총격 때문에 그를 구하러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주민은 없었다고 한다.
코씨는 불을 끄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가 총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씨의 아내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남편이 시장 노점 뒤에 숨었는데, 군인들이 그를 발견했다”며 “군인들은 때려 죽이겠다고 말하면서 그를 불길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는 불에 타 죽었다”고 말했다.
코씨는 마을 자경단원 중 한 명으로, 시장에서 미얀마 전통 코코넛 과자와 음료를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는 아내와 네 명의 자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미얀마 군경은 심지어 폭력 진압으로 사망한 스무 살 대학생의 장례식에까지 급습해 조문객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한 장례식 참가자는 “학생을 기리며 민중가요를 부르고 있었다”며 “군인들은 도착하자마자 발포했고, 황급히 도망치는 사람들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이날까지 군경의 총격과 폭력으로 숨진 민간인은 최소 45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