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조선DB

지난 7일 필리핀 루손 섬 남부 칼라바르손 지방에서 좌파 단체 활동가들 9명이 사살당하고, 6명이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행정부를 ‘살인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일간 마닐라 불레틴은 7일 밤 군경이 칼라바르손 지방의 활동가들 집을 급습해 9명을 사살하고 6명을 체포했다고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로브레도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대학살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경찰에 ‘인권은 무시하고 공산 반군을 죽여버리라’고 지시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죽거나 굶주리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 국민이 계속해서 살해되고 있다”면서 “필리핀 국민은 이 같은 살인 정권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투명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했다. 9일(현지 시각) 말라카냥궁 대통령 대변인은 “칼라바르손 사건에 대한 증거를 입증하라”면서 “부통령이 직접 본 것이 아니라면 법적 소송에 휘말릴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증거를 댈 수 없으면 경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라”면서 “로브레도 부통령의 결론이 무엇이든 간에, 언제나 그렇듯이 부통령은 틀렸다”고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과 로브레도 부통령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8일 로브레도 부통령이 중국산 백신 접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도움을 줄 생각이 아니면 입 닥치라”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