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에서 최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젊은 여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과 외로움 등 ‘코로나 장기화'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은 2153명으로, 2015년 5월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에서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의 수보다도 많은 수치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코로나 누적 사망자는 2087명이었다.
특히, 젊은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CNN은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본 여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기간 남성 22%만 증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올해 7~10월 사이 작년보다 41% 급증한 2810의 일본 여성이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29세 미만 젊은 여성의 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WP는 밝혔다.
WP는 한국 역시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올해 전체 자살률은 감소한 반면 올 상반기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작년에 비해 43% 증가했다.
극단적 선택 증가의 원인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대량실업, 사회적 고립, 불안감과 우울감을 드러내길 꺼리는 문화적 특징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CNN이 보도했다. 특히 코로나로 호텔, 외식업, 소매업 등 비정규직 여성 종사자 비중이 높은 업종이 휴직, 정리해고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여성에게 타격이 컸다고 했다.
일본 여성 아카리(가명)씨는 CNN에 “아이가 코로나에 걸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정신건강이 악화했다”며 “항상 나쁜 시나리오만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영리 상담센터 ‘당신을 위한 공간’을 운영하는 오조라 코키는 CNN에 상담 신청을 하루에 200건씩 접수하는데, 대부분 여성이라고 말하며 “코로나로 학교, 친구 집 등 (여성에게) 탈출구가 없어졌다”고 했다. 일본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와 달리 ‘지역 봉쇄' 같은 강도높은 방역조치는 없었지만, 3~5월 사이 전국 학교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유행 기간 재택근무를 했다.
한국의 경우, 개그맨 박지선씨의 죽음을 언급하며 “한국과 일본에선 최근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 수치가 급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이런 외부적 요인까지 더해진 것이 극단적 선택 증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WP는 극단적 선택 증가의 문제가 일본과 한국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이 전세계에서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살 통계를 수시로 업데이트 하고, 보통은 1~2년마다 한번씩 통계를 업데이트를 한다. 다른 나라에선 코로나 대유행 이후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충분히 다른 국가에서도 자살률이 증가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WP는 “전문가들이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말하기 때문에 한일의 새로운 추세가 다른 국가에 ‘조기 경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와세다대 우에다 미치코 교수는 “일본은 봉쇄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코로나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도 일본과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