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8850m)을 산소통 없이 10차례 올라 기네스북에 오른 전설적 셰르파, 네팔인 앙 리타(Ang Rita)가 21일(현지 시각) 7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앙 리타(오른쪽)와 함께 에베레스트에 올랐다고 밝힌 한 등산가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그는 트위터에 '우리는 리타의 7번째 에베레스트 동반 등산 멤버였다'고 적었다. 리타의 7번째 에베레스트 등반은 1992년 5월이었다. /트위터 캡처

네팔 일간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리타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 외곽 딸의 집에서 잠든 채로 사망했다고 그의 가족은 밝혔다. 그는 오랜 기간 뇌·간 등에 병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카트만두의 곰바 사원으로 옮겨진 뒤 셰르파 전통에 의해 23일 화장될 예정이다.

에베레스트에 오른 앙 리타. /트위터 캡처

리타는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등산 장비를 옮기는 짐꾼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뛰어난 등산 기술로 ‘눈표범(Snow Leopard)’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09년 11월 전설적 셰르파 앙 리타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리타는 1983년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봉을 오른 뒤 1996년까지 총 10차례 산소통 없이 정상을 밟는 기록을 세워 2017년 기네스북에 올랐다. 1987년 12월엔 한국의 허영호 대장과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최초로 산소통 없이 에베레스트를 12월에 등정한 기네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1996년 은퇴 후 히말라야 환경을 보존하고 생물 다양성을 홍보하는 일을 했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자녀들에게 의존하며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살았다. 네팔등산협회 등에서 보조금을 받았으나 정부 차원의 지원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에는 셰르파로 일하던 장남이 고산병으로 사망하자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고 카트만두포스트는 전했다.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는 트위터에 “그의 업적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고 적었다. 앙 쳬링 네팔등산협회 전 회장은 카트만두포스트에 “그의 죽음은 네팔과 등산인 사회에 크나큰 손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