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19~20일 양일 동안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그동안 왕실을 온라인에서 비판만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의 나라에서 이례적으로 수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왕실을 규탄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 반정부시위대 주최 측은 방콕 시내에 있는 사남 루엉 광장에 동판을 설치했다. “이 나라는 국민의 것임을 국민은 이 자리에서 선포한다”는 내용이다. 동판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반정부 활동가인 빠릿 치와락은 “봉건제 타도, 국민 만세”라는 구호도 외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모인 시민들은 왕궁 인근을 행진하며 왕실과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외쳤다. 앞서 전날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 집회에서도 군주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입헌군주제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왕권을 자랑하는 태국에서 국왕에 대한 사실상의 ‘신성모독’을 감수하고 시민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그동안 억눌린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왕실모독죄는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태국에서 왕실을 모독한 사람은 최대 징역 15년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각종 부패 스캔들로 인한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비판도 거세다. 이번 시위에 나온 시민들은 왕실 모독죄를 철폐하고, 왕실이 정치적인 견해를 표현하는 것 등을 금지하는 요구를 내세웠다.
게다가 최근 들어 태국 왕실이 사치가 심한 것이 국내외 언론에서 집중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불만도 커졌다.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자타공인한 비행기 애호가로, 왕실에서 보유하고 있는 여객기만 38대에 달한다. 항공기 유지보수비만 1년에 우리돈 75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지난달부터 야당이 의회 예산위에서 왕실 지출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