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5일(현지 시각)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10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대부분 사망자는 화재 피해가 집중된 라하이나 지역에서 나왔다. 불길이 휩쓴 야외와 차량 내부, 바닷속에서도 사망자가 발견됐다. NYT는 “산과 해안 사이에 위치한 라하이나 지역에서 외부로 대피할 수 있는 도로가 거의 하나(해안도로)만 남은 상황에서 차량 정체로 제때 빠져나가지 못한 많은 주민이 희생됐다”고 했다. 산불 진화 과정에서 라하이나 주변 연결 도로들이 통제되자 대피에 나선 주민들이 좁은 해안도로로 몰려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오전까지 수색을 마친 지역은 전체 피해 지역의 약 32%였다. 그린 주지사는 CNN 인터뷰에서 “앞으로 열흘에 걸쳐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이도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중 일부는 당국의 연락 과정에서 무사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화재 당시 휴대전화를 놓고 대피하거나 현지 상황으로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발견된 시신의 신원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완전히 불에 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린 주지사는 “(수습된 101명의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5명뿐”이라고 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하와이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문 시기와 관련해 “현장의 구조 및 복구 작업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NYT는 “(하와이 현지에서는) 정부가 자원봉사자들보다 재난 지원을 덜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산불의 발화 원인으로 끊긴 송전선이 지목되고 있다. 외신 인터뷰와 현장 영상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6시쯤 라하이나 지역에서 강풍에 끊긴 송전선이 건조한 풀밭에 떨어지면서 불꽃이 튀었고, 주위로 번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