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해수면 온도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 시각) BBC·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는 지난달 30일 지구 해수면의 평균온도를 섭씨 20.96도로 집계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16년 3월의 20.95도보다 0.01도 높은 수치다.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 해수면의 평균온도는 올해 4월부터 연일 최고 기록을 고쳐 쓰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북대서양 해수면의 표면 온도는 섭씨 24.9도로, 이 지역 해수면 온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NOAA 관계자는 “해수면 온도가 8월에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상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는 9월 초 최고치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지중해의 하루 평균 해수면 온도도 지난달 24일 섭씨 28.71도를 기록,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꼽았다. 바다는 대기 중 열을 식히고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의 서맨사 버지스 박사는 DW 인터뷰에서 “화석연료를 더 많이 태울수록 바다가 더 많은 열을 가져가게 된다”며 “(현재) 바다는 대기 중 여분의 온실가스 때문에 90%가량 초과된 열을 흡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바닷물이 뜨거워지면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다시 지구 전체 기온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온 상승은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작년 글로벌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5~2019년 폭염으로 지중해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약 50종이 멸종됐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산호복원재단은 지난달 21일 “기록적인 폭염이 플로리다의 산호 폐사를 촉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엘니뇨와 라니냐
’엘니뇨’는 페루·에콰도르 일대 동태평양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에서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이 뜨거워지면서 평년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지역이 늘어나고, 폭염의 강도도 세진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아기 예수’를 뜻한다. 반대로, 열대 동태평양에서 평년보다 낮은 수온이 유지되는 현상은 ‘라니냐’라고 한다.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