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크 브랜던(Dark Brandon)’이란 가상의 수퍼 히어로 캐릭터로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지루하다’ ‘약해 보인다’는 평을 들어왔다. 이에 인터넷에서 반대되는 이미지의 밈(meme·합성 이미지)을 유행시켜 내년 대선에서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지를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의 X(엑스·옛 트위터) 계정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나는 다크 커피를 좋아한다”며 테이블 위에 머그컵을 ‘탕’ 하고 내려 놓는 짧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머그컵에는 눈에서 적색 레이저를 쏘는 다크 브랜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영상 아래엔 이 머그컵을 살 수 있는 선거 홍보 홈페이지 링크를 붙였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다크 브랜던에게 투표하겠다”는 댓글을 달며 열광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붙은 ‘브랜던’이란 별명은 원래 공화당 진영에서 비꼬기 위해 지은 것이다. 과거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열린 한 레이싱 대회에서 관중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욕설을 외쳤는데 이것이 ‘브랜던’이라는 발음으로 와전돼서 유행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여기에 캐릭터를 입혀 유머러스하고 우호적인 별명으로 전환시킨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자신을 소재로 한 농담을 두고 “’다크 브랜던’(이란 표현)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선 홍보 홈페이지에서도 다크 브랜던 이미지를 공식 사용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다크 브랜던 그림이 들어간 각종 선거 홍보 상품을 팔아 소액 기부금을 모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바이든 캠프 기부금 모금 홈페이지에 등록된 43개 판매 상품 중 8개가 다크 브랜든 관련 상품인데 전체 클릭의 76%, 전체 매출의 44%가 여기에서 나왔다. 다크 브랜던이 인쇄된 32달러(약 4만1000원)짜리 티셔츠와 22달러(약 2만8000원) 머그컵이 홈페이지 매출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