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사퇴 9개월 만에 의원직에서도 사임했다. 존슨은 총리 재직 당시 코로나 방역지침을 어기고 관저에서 파티를 벌였다는 ‘파티게이트’ 의혹으로 정치적 압박을 받아왔다.

9일(현지 시각) BBC·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존슨 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의회를 떠나는 것이 매우 슬프다”면서 “무엇보다도 이렇게 심각한 편견을 갖고 반민주적으로 쫓겨날 수 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다”고 했다.

영국 하원 특권위원회는 최근 존슨에게 10일 이상의 정직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권위는 존슨 전 총리가 ‘파티 게이트’ 당시 총리실에서 코로나 봉쇄 관련 규정을 모두 준수했다고 말해 의회를 오도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존슨은 “처음부터 그들(위원회)의 목적은 사실 여부와 상관 없이 나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었다”며 “이것이 바로 ‘캥거루 재판’(엉터리 재판)의 정의”라고 했다. 그는 또 보수당의 일부 의원들이 자신에 대한 마녀 사냥에 동참하며 야당과 협력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에 특권위는 “하원은 언제나 절차와 권한을 따라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존슨이 성명을 통해 하원의 청렴성을 의심했다”고 반격했다. 특권위는 “(파티 게이트) 조사를 마무리하고 보고서를 신속하게 발표하기 위해 오는 12일 회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존슨 전 총리는 지난 2021년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엄격한 봉쇄(락다운) 기간 총리실 직원들과 함께 술판을 벌였다는 일명 ‘파티 게이트’ 사건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국민적 비난과 정치권의 사임 압박 끝에 결국 지난해 9월 취임 3년여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