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번지고 있는 대규모 산불로 인한 연기가 대서양을 건너 유럽까지 번지고 있다. 산불 연기가 북미 전역에 최악의 대기오염을 초래한 데 이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다른 대륙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9일(현지 시각)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발생한 수백 건의 산불로 인한 연기는 최근 그린란드·아이슬란드를 지나 약 4600km 떨어진 노르웨이까지 도달했다. 노르웨이 기후환경연구소(NILU)는 대기 중 연기 증가를 확인한 결과, 캐나다 산불로 인한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외출 자제 권고까지 내려진 캐나다·미국 일부 지역과 달리, 연기가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관측됐다. 니콜라오스 에반젤리오 NILU 선임과학자는 “먼 거리를 이동하는 화재 연기는 상당 부분 희석되어 도달한다”며 “앞으로 수일 동안 연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들이 냄새를 맡거나 연기를 알아차릴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다만 산불로 인한 연기가 북극 상공을 이동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기가 눈과 얼음 표면에 그을음을 가해 어두운 색으로 변하면, 더 많은 열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에반젤리오는 “지난 수십년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고위도 지역의 화재가 증가하면 (북극 지역에) 더 많은 그을음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열이 흡수되면서 기온이 오르면, 다시 북반구 지역에서 더 강하고 잦은 산불이 발생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400건이 넘는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나다에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자국 소방관 수백명을 국경 지역에 파견한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호주·뉴질랜드 등도 소방관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