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의 야당 지도자 스비아틀라나 치하누스카야. /AFP 연합뉴스

해외 망명 중인 벨라루스의 야당 지도자 스비아틀라나 치하누스카야가 러시아의 벨라루스 내 전술핵 배치 발표를 비판했다.

27일(현지 시각) 치하누스카야는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벨라루스를 정복하려는 목적이며 벨라루스 헌법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의 결정은 국제 안보를 위반하고 벨라루스 국민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핵 보유국도 아니며 핵무기를 배치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영 TV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치하누스카야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푸틴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해선 “전쟁의 완전한 공범”이라며 “푸틴의 모든 명령을 이행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치하누스카야는 벨라루스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 여부에 관해 “벨라루스 국민에겐 반(反)우크라이나 정서가 없기 때문에 이 전쟁을 반대한다”며 “두 지도자(푸틴과 루카셴코)의 야망을 위해 전장에서 죽이거나 죽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했다.

치하누스카야는 야당 지도자로서 1994년부터 시작된 루카셴코의 장기 집권에 맞서 2020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당선에 실패했다.

이후 루카셴코의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켰지만, 폭동을 조직하고 사회적 증오를 선동한 혐의로 2021년에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리투아니아에 망명 중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