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3일 집권 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노골적인 친중 노선을 탔던 것과 달리 집권 이후 적극적인 친미 행보를 보이는 마르코스 주니어가 중국을 방문하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보내며 양국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을 방문한 마르코스 주니어는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간 최대 쟁점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이 문제를 다룰 양국 간 직접 소통 창구를 열기로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번 정상회담이) 남중국해와 관련된 이견을 통제해 두 나라 협력의 걸림돌이 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6월 집권한 마르코스 주니어는 취임 직후부터 중국을 멀리하고 미국과 가까이하려는 행보에 나섰다. 취임사에서 중국을 겨냥해 “영토를 1제곱인치라도 외세에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아세안을 제외한 첫 해외 순방국으로 지난해 9월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도 이에 화답, 작년 11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남중국해 팔라완섬을 찾아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군대나 선박, 항공기가 공격받으면 미국은 이를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 등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분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런 꼼수가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이번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방중으로 양국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