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 기시다 내각이 내년 초 국민들에게 전기·도시가스 요금의 10%를 보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요금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를 위해 4조2000억엔(약 40조원)의 예산이 필요해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한 기시다 정권이 포퓰리즘 정책에 손을 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 1월 이후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에 대한 가정·기업의 부담 완화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내년 봄 이후 전기요금이 20~30%가 한꺼번에 급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발 앞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전기·도시가스 요금은 이미 20~30%가량 오른 상황이다. 도쿄전력은 오는 11월 가구당 평균 예상 요금이 전년보다 24% 증가한 9126엔(약 8만7000원)이라고 발표했다. 도쿄가스도 전년보다 31% 증가한 6461엔으로 예상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국제 시세가 오른 데다 엔화 가치마저 추락하는 바람에 조달 비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야마토총합연구소는 내년 1년간 전기·도시가스 가격을 인위적으로 10%포인트 억제하려면 가정용은 1조엔, 기업용은 3조2000억엔 정도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추정했다. 기시다 내각은 이미 휘발유 가격 인상 억제를 위해 올해만 3조엔 이상을 쓰고 있다. 이 지출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내각은 대대적인 고(高)물가 대책을 단행해 내각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내각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한다’는 비율이 ‘지지하지 않는다’보다 떨어지는 데드크로스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아사히뉴스네트워크(ANN)가 지난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지지한다’는 응답이 33.1%에 머물러 ‘지지하지 않는다(40.9%)’보다 낮았다. 하지만 경제 부처 관료들 사이에선 ‘세금으로 가격 인상을 막는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