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동부에 이어 남부 헤르손주(州) 각지에서도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아 가고 있다.
3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리 코나셴코프는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적으로 우세한 탱크 부대를 앞세워 헤르손주 졸로타 발카 방면의 방어선을 깊숙이 침투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큰 손실을 입혔다는 주장도 덧붙였지만, AP통신은 “코나셴코프가 평소 자국군의 성공과 적의 손실에 초점을 맞추는 데도 자국의 손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약진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드니프로강 서쪽 두차니를 탈환하며 러시아군 보급로 차단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르손의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살도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두차니를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했다”고 밝혔다.
두차니는 기존 전선에서 약 30㎞ 남쪽에 있는 드니프로강 서쪽 마을이다. 두차니 수복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루한스크주에서 관문 도시 리만을 탈환하면서 루한스크 깊숙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고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끊은 것처럼 드니프로강 남쪽으로 진격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여름부터 계속된 포격을 통해 드니프로강 교량과 철도 통행을 차단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도하 선박에 보급을 의지해왔다. 로이터는 드니프로강을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빠른 속도로 진격하면 러시아군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드니프로강 서쪽에 주둔한 러시아군은 최대 2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프는 “우리가 전선을 돌파했다는 것은 러시아군이 이미 공격 능력을 잃었고, 오늘이나 내일이면 방어 능력도 잃을 것이라는 뜻”이라며 “한 달간 보급로를 끊고 전투 효율성을 억제하기 위한 우리의 작전으로 인해 러시아군이 식량과 연료, 탄약 모두 최소한의 보급으로 작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번 진격이 개전 이후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거둔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남부 전선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대승을 거둔 동북부 전선과 달리 전선이 정체된 상태였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소셜미디어와 매체 보도 등을 종합하면, 우크라이나군은 졸로타 발카, 두차니뿐만 아니라 아르한겔스케, 흐레셰체니우카, 셰르첸키우카, 오소코리우카, 미하일리우카 등 러시아가 점령했던 지역도 수복했다. 동부 루한스크주에서는 최근 수복한 리만 동쪽 인근의 자리치네와 토르스케도 완전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알렉산드르 주라블리요프 서방군 사령관을 해임하고 후임에 로만 베르드니코프 중장을 임명했다. 또한 이날 러시아 두마(하원)는 우크라이나 4개 점령 지역인 도네츠크, 헤르손, 루한스크, 자포리자에 대한 합병 조약을 만장일치로 비준했다.
이로써 지난달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들 점령지와 맺은 합병 조약은 상원 비준과 대통령 최종 서명만 남기게 됐다. 서방 국가들은 이 같은 합병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