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또다시 포격이 발생해 방사성 물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 올렉산드르 스타루 자포리자주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이 밤사이 자포리자주(州)의 주요 도시인 자포리자시(市)와 오리히우 등의 주거용 건물에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도시들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직선으로 70~100km가량 떨어져 있다.
스타루 주지사는 전날 방사능 유출에 대비해 원전 인근의 주민 40만명에게 요오드(아이오딘) 알약을 배포하고 긴급 상황시 복용하는 법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아이오딘 알약은 피폭 시 방사성 아이오딘이 갑상샘에 축적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약품이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을 포격했다고 주장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 포병대가 두 차례에 걸쳐 발사한 포탄 9발이 원전 근처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원전을 점검한 결과 방사능 수치는 정상이라고 코니셴코 대변인은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위치한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3월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다만 시설 관리는 여전히 에네르고아톰의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맡고 있다.
최근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 포격이 잇따르며 인근 화재로 전력 공급이 끊어지는 등 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 포격으로 지난 20일 원전 내 화학 시설 등 기반 시설이 훼손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5일에는 인근 야산의 화재로 발전소와 외부를 연결하던 4개 송전선 중 마지막 1개가 훼손되면서 우크라이나 전력망이 차단됐다.
이 같은 위험 상황이 지속되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조만간 자포리자 원전에 사찰단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